예술가로 사는 날의 기록
글자의 샘이 마르는 날
별 이상한 아이
2021. 1. 7. 22:32
언젠가 하와이에 갈 수 있을지 모르니까 우클렐레를 연습 해 놔아지.
4월에 겨울 모자를 샀으니 새로 산 모자를 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캐나다를 가야겠다, 라고 말했지만 가지 못 했다.
스무살이 되면 인도를 가야지, 했지만 가지 못했고 대학 졸업을 하면 정말 가야지 했지만 가지 못했다.
하려다가 하지 못한 것들이 많다. 그냥 상상으로만 남아있는 것들.
두 번 정도 글을 쓰려고 적었다가 제목을 두 번 고치고 글을 모두 지웠다.
쓰려다가 쓰지 못한 글자들. 그 글자들은 어디로 갈까.
내 안에 남아있을까, 녹아서 사라지는 걸까.
감정과 기억은 언제나 휘발되는데 나오지 못한 말과 글들은 정말 사라지는게 맞을까.
귀가 먹먹해서 글자의 샘이 말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