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쏘공 #글쓰기 #서른 살에는 예술가로 살기로 했다 3

멈추다. 숨쉬다. 아무것도 하지 않다.

요즘은 생각하고 싶지가 않다. 아무 생각을 안하는 게 좋다. 최근에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순간들이 많아서 잘 기억하고 싶었는데, 찰나의 순간들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주 멍 해진다. 기록하는 것도 멈추었고 글쓰는 것도 멈췄다. 내가 멈춰있거나 더 나빠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기록하지 않기 때문이겠지. 그냥 어떤 것들은 생각하고 싶지 않고, 어떤 것들은 모두 귀찮다. 유별히 최근에만 그런 게 아니라 아주 예전부터 자주 반복하고 있었던 나의 상태인 것 같다. 멈춰있고 싶다. 정말 별로야.

일상의 글 2021.02.26

감정의 제목

오늘도 엄마와 한 시간 남짓의 통화를 했다. 저녁을 먹고 핸드폰을 넋 놓고 핸드폰을 보고 있다가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다가 오들오들 떨릴 만큼의 추위를 느꼈다. 침대로 가서 온수매트를 켜고 옆으로 쭈구려 누웠다. 샤워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편히 이불 덮고 누울 수는 없어서 시린 발만 이불 속에 넣어뒀다. 눈으로는 SNS 글을 읽고, 소리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러가게 두었다. 나의 감정을 다하여서 엄마의 감정을 헤아리고 이해하는게 너무 힘들었다. 하고 싶지 않았다. 난 답답함과 화, 짜증이 순서없이 앞다투어 섞여있었다. 흘려들으려 해도 다 흘러가지 않은 말들은 남아있다. 시작과 끝은 오빠에 대한 걱정이었다. 그 사이에는 - 토요일 상담이 끝난 뒤 통화했을 때 보다 너의 기분이 나아보인다. 그때는 ..

글쓰기를 못하는 것에 대한 글쓰기

매일 할 일을 적어보고 있다. 처음 의욕 넘치던 때에 비하면 중요한 것들을 못하고 계속 미루고 있다. '할 일 적기'와 '일기쓰기'는 매일의 할 일이다. 블로그를 처음 만들고 매일 글을 쓰겠다는 마음이 들던 때에 비하면 에너지가 작아졌다. 매일 해 내는 일들이 적어졌지만, 할 일을 적는 것과 일기를 쓰는 것은 나름 꾸준히 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잘 하고 있다고 스스로 독려하고 있다. 버트런드 러셀은 80살 즘의 생일을 맞아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라는 책을 썼는데, 그 책에서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며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있으며 만약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이런 삶을 다시 한 번 살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에게는 조금 너무한 말이 아닌가 싶다. 오늘만해도 가만히 누워서 핸드폰으로 인스타그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