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와서 줌 강의를 켜놓고 저녁밥을 하고, 밥이 지어지는 동안 갑자기 우당탕 냉장고 청소를 하고, 말라가는 가지를 보고는 갑자기 가지튀김을 해 먹었다. (그리고 기름이 튀어 난리가 난 주방을 청소했다.) 이 정도의 의지가 있는 날에서야 글을 쓴다. 평소엔 사먹거나 배달하는 게 싫어서 꾹 참는 수준이다. 퇴근을 하며 생각했다.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는, 그러다가 아침을 맞는 시간에는 도저히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데 또 출근해서 일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고 내가 조금은 잘하는 것 같은 기분도 느낀다. 심지어 잘 하고 싶은 마음도 여전히 조금 남아있어서 놀라울 따름이다. 일을 시작하기 전 백수시절, 느린 우체통에 편지를 썼다. 1년 뒤 나에게 쓴 편지에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