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13일 저녁 11시 28분
사진이 가득 담겨있는 벽에서 올해의 사진들을 떼어냈다.
찬찬히 사진을 들여다보기만 했는데 애정 가득해지는 마음에 괜히 혼자 뭉클해져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보기만해도 밝고 귀엽고 재미있고 따뜻한 사람들. 이 사람들과 이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나를 지탱하고 있구나. 내가 깊고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이 사람들도 나에게 깊은 애정을 가져주리라고 믿고있기 때문일 거야. 만나서는 매일 먹거나 매일 울기만 하는 사람들인데 왜그렇게나 좋은지.
한 가득 담겨있다가 떨어져 나온 사진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할까. 잘 모르겠다. 그냥 이런 것들이 나를 든든하게 해 준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이제 괜찮아져서 사진을 떼고 싶어졌나보다. 내 한 구석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깊은 애정과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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