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지원사업 공모기획안을 작성하다가, 구성원의 성별을 기입하게 된 칸을 만났다.
많은 고민을 하지 않고 나의 성별을 적다가 찰나의 순간 내가 누리고 있는 권력에 대해 생각했다.
고민하지 않고 하나의 지정성별로 나를 표기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는 얼마나 편리하며 편안한 것인지.
내가 인지하지 못할 만큼의 나에게는 찰나의 순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벽을 만나는 순간일 수도 있다.
내가 알 수 없는 개인과 각각의 상황에 대해서 이해한다거나 안다고 쉽게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아주 잠깐의 순간에 나에게 있는 권력에 대해 인지했다. 내가 편안한 그 순간이 타인에게는 차별의 순간이다.
공간을 이용하는 것부터 서류에 표기하는 것까지 아주 일상의 시간들이 나에게는 아주 편안한 동시에 차별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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