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글

선생님, 다음 주는 상담 안 갈래요

별 이상한 아이 2021. 5. 29. 18:39

금요일이었던 어제는 무리해서 연차를 썼다. 목요일 저녁 6시, 퇴근시간에 사무실에 앉아 고민을 했다. 야근을 할까 금요일에 쓰려고 했던 연차를 반차만 쓸까.
사실 일이 많은 상황이여서 칼퇴 + 하루 연차는 가능한 선택지에 없었다. 금요일에 반차만 쓰려고 와도 일하다보면 분명 오후에 퇴근을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같이 야근하고 내일 푹 쉬라는 동료의 꼬드김에 목요일 저녁 9시가 넘는 시간까지 야근을 했다.
하지만 당연히 일은 다 안 끝나 있었고, 늦잠을 자고 일어난 금요일 오후에는 카페에서 커피를 연거푸 2잔을 마시고 기획안을 썼다. 더 이상 미루면 큰일 난다! 는 마음으로 썼다.
집안일이 발에 채이는 집에서 탈출해서 카페에 가느라 밥을 잘 안챙겨 먹고 카페인과 빵만 먹어서였는지, 집에 와서 잠이 안왔다.
토요일에 10시전까지 준비해야하는 자료가 있었는데, 자료작성을 미루고 미루다가 잠자는 것도 미뤄졌다. 카페인 때문에 심장은 두근거리고, 졸린데 잠도 잘 수가 없어서 해가 밝아오는 아침까지 뜬 눈으로 있다가 못 일어나면 정말 정말 큰일난다는 마음으로 쪽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후다닥 준비하느라 또 빠트린 일들이 있는 채로 오전 업무를 끝냈다.
점심을 먹고 상담을 가기 전까지 애매한 시간이 남아서 너무나 졸린 상태로 돌아다니며 생각했다. 상담을 격주로 가거나 아예 한 달을 쉬어야겠다고.
지난주에도 오후상담인데도 자느라 상담을 못 간 참이였다.
상담의 권태기가 끝난 줄 알았는데 아직 아니였나보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상담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게 몇 없이 느껴지는데, 상담은 선택하는 시도를 해 볼 수 있다.
상담을 멈추면 영영 다시 시작하지 않을 것 같아서 6월 한 달 동안만 격주로 상담을 해보기로 했다.
다음주는 상담을 쉰다고 생각하니 벌써 마음이 홀가분하다.
상담도 가능한 멀리 제쳐두고 싶은 마음이 있다. 섬세하게 들여다 보아야 하는 내 마음의 결들은 나를 힘들게 한다.
그냥 단순했으며 좋겠다. 어쨌든 다음 주는 상담을 가지 않는다. 야호!